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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습관을 들이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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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0-03-30 09:40

[이주희] 습관을 들이는 습관

습관을 들이는 습관

이주희(상담심리학과 교수)

 

 회색빛 하늘
 어느덧 산과 들에는 푸른 새싹과 봄꽃들이 새 단장을 하고 있는데, 우리네 세상은 아직도 회색 빛깔이 우울하게 덮여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상황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어 모두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더 걱정인 것은 전염병은 심리적 불안을 동반하는 것이어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이 어려운 고비를 지혜롭게 넘어갔으면 하고 기도하는 마음뿐이다.
 사회의 기능이 어느 정도 멈추게 되고 보니 가정 내에서 오롯이 개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시간들이 많아졌다. 재택근무, 재택수업... 그동안 여러 관계 속에서 분주하고 시간에 쫓겼던 우리는 시간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면서 또 혼란스러움을 겪는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재난이 비극적이기만 하지 않은 것이, 재난을 통해 그동안 간과했던 사회문제는 물론 개인의 일상도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를 준다는 점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지난 해 가을. 1년여 동안 1주일에 한 번씩 듣던 <장자> 강의가 멈췄다. 강의하시던 교수님의 건강 문제로 인해 ‘방학’이라는 표현을 쓰시며 잠시 멈추기로 하였다. 모두들 교수님 건강에 대한 걱정과 아쉬움으로 술렁거렸다. 그때 교수님이 재미있게 “아쉬워들 하지 마시고 제가 방학 숙제를 드릴 테니 그것들을 열심히 하시다가 개학하면 뵙죠.” 하셨다. 다 큰 어른들에게 방학 숙제라는 말은 오랜만에 듣는 신선한 말이기도 해서 다들 방학 숙제가 무엇인지 귀를 쫑긋 세웠다. 몇 가지 숙제를 내주셨는데, 그 첫 번째 과제는 매일 자기가 잔 잠자리는 자기가 정리한다. 즉 자기 주변을 항상 깨끗이 정리 정돈 한다. 두 번째는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자. 세 번째가 한 달에 1권 이상 책을 읽어라. 첫 번째, 두 번째 과제를 얘기했을 때 수강생들은 다들 왁자지껄 웃었다.
 하지만 너무도 쉬운 과제라고 생각하였으나 내 생활을 돌아보니 여러 가지 이유로 실천을 못할 때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이 에피소드를 얘기한 데에는 우리의 일상 습관을 돌아봤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요즘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는 아주 작은 습관을 새로 만들어 일상의 활기를 찾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쓴 제임스 클리어는 고교 시절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야구 시합 도중 방망이에 얼굴을 맞아 뇌와 눈에 큰 손상을 입은 것이다. 야구선수의 꿈을 접어야 할 그때 그는 몇 가지 작은 일에 집중했다. 일찍 자는 수면 습관, 방을 깨끗이 정리하는 습관, 근육단련 웨이트 운동습관 등이다. 이 작은 습관들은 그에게 자기효능감을 보상으로 주었다. 그렇게 3년 후 습관은 최대치의 성과로 나타났고 그는 ESPN 전미 대표선수 33인에 선발되었다. 그는 자신이 역경에서 성공으로 나아간 단 한 가지 방법은 작은 일에서 시작한 것이라고 말한다.
 매일 행하는 사소한 일들이 얼마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습관은 복리로 작용한다. 중대한 변화의 순간이 올 때까지 작은 변화들은 별다른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 듯 보인다. 과정들이 쌓여 강력한 결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지식은 공부습관의 결과다. 몸무게는 식습관이 쌓인 결과이고, 운동습관의 결과다. 우리는 우리가 반복해서 한 일의 결과를 얻는 것이다. 순간들이 모여서 운명이 되는 것처럼.

 

 ‘습관’이라는 자동화 시스템
 습관화가 어려운 이유는 어떤 한계점에 도달하면 차이가 없게 느껴지는 좌절감 때문이다. 운동해도 몸이 달라지지 않고, 노력해도 영어가 늘지 않는 느낌 말이다. 이 책 저자에 따르면 더 나은 결과를 바란다면 목표를 세우는 것을 잊고 대신 시스템에 집중하라는 점을 강조한다. 목표가 결과라면 시스템은 그걸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10kg 감량이 목표라면 시스템은 운동하는 습관과 식습관이다. 깨끗한 공간이 목표라면 버리는 습관이 시스템이다. 가족관계 개선이 목표라면 가족과 하루 30분 이상 산책하는 습관이 시스템이 될 수 있다.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달성된 목표도 요요현상으로 무너지고 만다.
 이런 시스템을 잘 구축하기 위해 즉 습관을 잘 들이기 위해 제임스 클리어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법칙을 제시하였다. 첫째, 분명해야한다. 둘째, 매력적이어야 한다. 셋째, 쉬워야 한다. 넷째, 만족스러워야 한다. 멀리서 찾을 것 없다. 주변을 둘러보면 해야 할 일들이 있다.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하찮다는 이유로 우리가 살피지 않았던 소소한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우리 주변에 많을 것이다. 운동을 그만두지 않으면 건강을 지킬 수 있고 저축을 멈추지 않는다면 부를 쌓을 수 있다. 또한 배려를 멈추지 않으면 좋은 관계 특히 가족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습관은 양날의 검이다. 습관은 수많은 이득을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우리의 이전의 사고와 행동에 가두기도 한다. 이렇듯 습관은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우리를 좌절시킬 수도 있다. 나쁜 습관 역시 좋은 습관 못지않게 시스템이 그 자체로 반복되기 때문이다. 세상이 바뀌고 모든 것이 영구하지 않다. 삶은 끊임없이 변한다. 특히 요즘 환경변화에 따른 삶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우리는 주기적으로 과거의 습관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과 이득을 주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해 우선적으로 먼저 해야 할 것이 자기인식이다. 이러한 자기인식이 결여되면 오히려 독이 되고 자기인식을 통한 숙고와 복기는 해독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시스템을 점검하고 바꿀 필요가 있다. 시스템을 바꾸면 좋은 습관을 늘릴 수도 있지만, 나쁜 습관을 버릴 수 있다. 그리고 전체 시스템에서 한 부분인 작은 습관을 변화시킴으로써 원자가 분자의 구조를 만들어가듯이 작은 습관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매일 하고 있는 습관 위에 새로운 습관을 쌓아 올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침에 노트북을 열기 전 푸쉬업 열 번 하기처럼 말이다. 저녁 식사 시간에 가족이 모여 앉을 때 오늘 감사한 일들을 한 가지씩 얘기해보기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습관을 형성하는 데는 시간이 아니라 횟수가 중요하다. 반복이 자동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작은 습관의 성공을 자주 경험하는 요즘이 되었으면 좋겠다. 혹시 새롭게 형성한 작은 습관들이 이 회색빛 터널을 뚫고 나아가는 긍정에너지로 작용할지 또 누가 알겠는가?


-참고도서:
James Clear(2017), Atomic habits,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이한이(역, 2019), 비즈니스북스